[르포]"사라진 토토 사이트, 벌통엔 여왕벌만"…양봉업자
뉴스1
2022.04.08 11:42수정 : 2022.04.08 11:49기사원문
해당 농장에서는 130통에서 사는 젠 토토이 집단폐사해 4천여만 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2022.4.7/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지난 7일 오후 광주 서구 서창동 한 양봉장. 양봉장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벌이 없었다.
예년과는 다르게 젠 토토 수만여 마리가 사라지자 벌들의 날갯짓 소리는 들리지 않아 고요하기만 했다.
150군 가운데 130군 벌통은 텅텅 비어있었고, 그나마 남아있던 20군마저 젠 토토 개체수가 줄어들자 꿀의 점성이 약해지며 상품성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일부 벌통에는 여왕벌만이 홀로 남아 집을 지키며 집을 나간 젠 토토들을 애처로이 기다리는 듯했다.
양봉업자 문기주씨(74)는 올해 초장부터 양봉업이 망했다며 울상을 지었다.
문씨는 "벌통 1군에 통상 젠 토토 2만마리에서 2만5000마리까지 산다"며 "130군의 벌이 사라진 것이니 최대 32만마리가 죽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봄에는 젠 토토 개체수가 증가하는 시기인데 올해는 되레 집단으로 줄어들고 있다"며 "벌통 앞에 젠 토토 사체도 없으니 어디서 죽은 건지, 생사도 모른다"고 하소연했다.
통상 벌통 1군에는 6개에서 8개까지 소비가 들어간다. 소비 한개당 3000마리 젠 토토이 생활하며 개화기인 4월말부터 6월말까지가 젠 토토들의 활동기다.
하지만 작년말부터 개체수가 점차 줄어들더니 지난 겨울 본격적으로 젠 토토들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원인조차 몰라 답답하다고 문씨는 전했다.
문씨는 "젠 토토 집단폐사는 광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발생하는 일"이라면서 "나라에서 양봉업자들에게 한푼 두푼 지원해주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양봉업자 김모씨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전국의 젠 토토이 사라지는데 젠 토토 구매 비용을 지급한다고 젠 토토을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폐사 원인이 바이러스인지 응해인지, 지구온난화로 인한 면역력 저하인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봉등록제에 따라 광주에서 사육하는 군수는 121농가 1만5832군이다.
이 가운데 94농가 6162군이 피해를 입어 18억4860만원의 재산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광주시는 5개 자치구와 협의를 거쳐 1군당 30만원의 피해 보상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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