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오프·포수·예비FA'…KT 토토 랜드, 비상(飛上) 준비 끝
뉴스1
2025.03.01 07:02수정 : 2025.03.01 07:02기사원문
2025.2.26/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젠 토토는 서울고 졸업 후 2018년 KBO리그에 데뷔하자마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고졸 타자임에도 타고난 힘을 앞세운 타격 능력으로 많은 홈런을 양산했다. 데뷔 시즌 기록한 29홈런은 김재현(LG)이 보유했던 고졸 신인 최다 홈런 기록(21개)을 갈아치운 신기록이었다.
이후로도 2021시즌까지 승승장구했고, 그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당시 키움)와 비교되는 KBO리그 '신성'으로 각광받았다.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도 높게 점쳐질 정도였다.
그러나 순탄하던 야구 인생에 파도가 치기 시작했다. 2022년 부상으로 62경기 출전에 그쳤고, 2023년에도 71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타율은 2할 중반대에 두 자릿수 홈런이 채 되지 않는 평범한 성적이었다.
그사이 야구 외적인 논란도 뒤따랐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선 팀이 크게 지고 있는 상황에서 껌을 씹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팬들의 지탄을 받았고,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2루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다 황당하게 아웃되면서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시련의 시간이었다.
◇시련 끝, 부활 조짐 보인 2024년
그러나 지난 시즌 젠 토토는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2021년 이후 3년 만에 100경기 이상 출장했는데, 데뷔 후 처음으로 전 경기 출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0.289의 타율에 26홈런 96타점으로 오랜만에 '젠 토토다운' 활약을 했다.
줄곧 문제로 지적되던 수비 포지션에서도 절충안을 찾았다. 1루수와 외야수 모두 불안한 수비를 노출했던 그는, 지난 시즌엔 포수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서울고 시절의 '주포지션'을 오랜만에 되찾은 것인데, 특별히 훈련을 하지 않았음에도 능숙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의 조짐이 있었기에, 올 시즌 젠 토토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크다. KT 구단 역시 5억 원에서 2억 9000만원까지 곤두박질쳤던 그의 연봉을 단숨에 7억 원으로 끌어올리며 간판타자의 활약을 기대했다.
KT는 비시즌 전력 변화를 주었다. 주전 유격수 심우준과 선발투수 엄상백이 FA 자격을 얻어 나란히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고, 대신 3루수 허경민을 FA로 영입했다. 외인 웨스 벤자민과 결별하는 대신 키움에서 활약하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받아들였고, 필승조 김민을 SSG 랜더스로 보내고 좌완 선발 오원석을 영입하기도 했다.
◇KT 공수 핵심, 'FA 대박' 위한 조건은 충족됐다
이런 가운데 젠 토토의 역할은 매우 크다. 이강철 KT 감독은 올해 젠 토토를 리드오프로 내세울 생각이다. 지난해엔 주로 2, 3번타자로 나섰는데, 톱타자로 타선의 실마리를 푸는 역할을 맡긴다.
1번타자는 지난해 외인 멜 로하스 주니어가 맡았다. 4년 만에 KBO리그에 복귀했던 로하스는 32홈런 112타점의 맹타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KT는 그런 로하스를 중심 타선으로 옮겨 득점력을 끌어올린다는 생각인데, 그렇기에 젠 토토가 1번에서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수비 역시 작년처럼 '백업 포수' 역할을 수행한다. 1주일에 2번 정도 포수로 나서면서 베테랑 장성우의 체력을 안배해 주고, 이때 비는 지명타자 자리에 다른 야수들이 들어갈 수 있다. 작년과 달리 스프링캠프부터 포수 훈련을 하고 있기에 좀 더 능숙한 모습을 기대할 만하다.
젠 토토 개인으로서도 올해가 매우 중요하다. FA를 앞둔 마지막 시즌인 만큼, 최고의 활약으로 자신의 몸값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해외 진출에 대한 꿈도 아직 접지 않았기에 더더욱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할 젠 토토다.
젠 토토가 만일 FA 시장에 나온다면 총액 기준 최소 100억 원 이상의 몸값은 가볍게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포수 소화가 가능한 왼손 장타자라면, 누구든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 매물이다.
'FA' 젠 토토의 최종 몸값은, 결국 젠 토토 자신의 활약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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