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오라니장터서도 105년 전 '독립의 함성'…'보스 토토 시위' 일어나

뉴스1 2025.03.01 07:04수정 : 2025.03.01 07:04기사원문

김포 독립운동기념관 / 뉴스1


김포 양곡시장에서 오라니장터 사설 토토운동 거리재연을 하는 모습(인터넷 갈무리) / 뉴스1


김포활동 독립운동가 기념 벽화(김포시 제공) /뉴스1


(김포=뉴스1) 정진욱 기자 = 김포 양촌읍 양곡리에 자리한 오라니장터 3.1사설 토토운동 기념공원. 105년 전 이곳에서 울려 퍼졌던 독립 사설 토토의 함성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었다.

3월 1일 김포시 독립운동기념관을 찾은 시민들은 1919년 그날을 기억하며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되새겼다.

3·1운동은 일제의 강압통치에 저항한 민족해방운동으로 전국 각지에서 펼쳐졌는데, 김포 지역에서는 월곶면, 양촌면, 고촌면 등에서 사설 토토 운동이 펼쳐졌다.

특히 경기도 김포군 양촌면(현 김포시 양촌읍) 오라니장터에서 1919년 3월 23일 박충서가 이끄는 양촌면 면민과 정인섭이 이끄는 대곶면 면민이 사설 토토 시위를 벌였으며, 김포 지역에서 일어난 가장 큰 규모의 사설 토토운동으로 꼽힌다.

이날 시위는 장소는 같았지만, 시간대를 달리하는 두 갈래의 시위대가 2시간 간격으로 각각 활동하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먼저 1919년 3월 23일 오후 2시, 오라니장에서 박충서가 주도한 사설 토토운동이 일어났다. 당시 경성 제1고보(현재 경기고등학교) 졸업반 학생이었던 박충서는 3월 1일 종로, 덕수궁 대한문, 남대문 등지에서 사설 토토 시위에 참여했고, 3월 5일에도 남대문 역전(현재 서울역)에서 사설 토토를 외쳤다.

그는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친척 안성환의 집 다락방에서 박승각, 박승만, 전태순 등과 사설 토토 시위를 계획했다. 이들은 격문과 경고문을 작성해 주민들에게 배포했고, 박충서는 주재소의 통신을 차단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일제 경찰은 이를 사전에 파악하고 경계를 강화했다.

3월 23일 오후 2시, 오라니장터에 수천 명의 군중이 모였다. 박충서는 가슴 속에 태극기를 품고 군중을 향해 독립사설 토토를 외쳤다. 일제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박충서와 주동자 6명을 체포했다.

법원은 박충서에게 징역 2년, 박승각, 박승만, 정억만에게 징역 1년, 안성환, 전태순, 오인환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일부는 감형되었으나 박충서는 끝내 2년을 복역한 후 출소했다. 이후 강원도 삼척군 황지면(현 태백시 황지동)으로 은신했으나 폐결핵으로 1934년 3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같은 날 오후 4시, 대곶면 초원지리의 서당 교사 정인섭과 농업에 종사하는 임철모, 이효원이 이끄는 사설 토토 시위가 일어났다. 이들은 전날 무명천에 먹으로 '독립 사설 토토'를 적어 깃발을 만들었고, 3월 23일 오후 4시 오라니장에서 300여 명의 시위대 선두에서 사설 토토를 외쳤다.

정인섭과 임철모는 군중과 함께 주재소와 면사무소로 향했으나, 용산헌병대가 출동하여 그들을 체포했다.

1919년 5월 1일, 법원은 정인섭에게 징역 1년, 임철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정인섭은 함흥형무소에서 복역한 후 출소했지만, 고문 후유증으로 정신이상 증세를 앓다가 1944년 7월 22일 5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임철모는 서대문형무소에서 1919년 5월 10일 순국했다. 그의 장례는 김포 대곶면 초원지리까지 3일이 걸렸고, 주민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두 차례의 사설 토토 시위가 벌어졌으며, 1차 시위에서 박충서 외 6명, 2차 시위에서 정인섭과 임철모가 체포됐다. 연행자들의 탈환을 위해 시위 군중은 주재소를 습격하고 포위했으며, 일제 경찰이 총을 쏘며 대항했다. 이 시위에는 2000여 명의 주민이 참여했고, 이 중 60여 명이 연행됐다.

양촌면의 박충서와 대곶면의 정인섭이 이끈 두 차례의 3.1사설 토토 운동이 벌어진 시위지는 오라니장터로, 경기도 서부지역에서 규모가 큰 오일장이 열리던 곳이었다.

현재 이곳은 양곡시장(양촌읍 양곡1로 56번길 13)으로 변모하여 김포 전통시장의 명맥을 잇고 있다. 김포시 양촌면 양곡리 497-1에는 '오라니장터 3.1사설 토토운동 기념공원'을 조성했다. 이 공원은 박충서 생가터에 자리 잡고 있으며, '박충서 지사 생가'라는 표석이 세워져 있다.

또 이곳에는 2002년 국가보훈처에서 현충 시설로 지정한 '양촌 대곶 면민 사설 토토운동유적' 기념비가 세워져 있으며, '대한독립군 위령탑'과 기미독립선언서 전문이 새겨진 비석 등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김포시는 지난 2022년 공공미술 프로젝트 사업으로 김포시 양곡중학교 뒤편 옹벽에 '김포활동 독립운동가 기념 벽화'를 그렸다.
벽화 작업에는 일본인을 비롯한 10여 명의 외국인과 양곡중학교 학생 20여명, 마을주민이 참여했다.

벽화 제작에는 경기도 지원 3000만 원 예산과 김포시 자체 예산 7000만 원의 총 1억 원이 투입됐다.

김병수 시장은 "우리 선조들은 1919년 3월 22일부터 3월 29일까지 김포 전 지역에서 '대한독립 사설 토토'를 외쳤다"며 "선열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며 새로운 미래를 향해 상생과 화합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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