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연결되었지만 외로운 토토
뉴시스
2025.03.01 10:32수정 : 2025.03.01 10:32기사원문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우리가 고독의 은혜를 누리려 하지 않는 이유는 고독해지는 데 필요한 시간을 활용해야 할 자원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자신을 온전히 유지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충격을 받았을 때, 상처를 부정하거나 무관심을 가장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에 귀 기울이고 상처를 새로이 받아들이는 작업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나 일과 쉴 새 없이 접촉하는 상태에서는 이런저런 자극에 휩쓸리느라 자기 자신과 대화하며 신중하게 상황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처를 제대로 마주하려면 고독이 필요하다. 늘 뭐든 안이하게 인터넷에 올리거나 다른 사람과 계속 이어져 있으려고만 하면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현대인은 불안에 대처하는 데 매우 서툴다.
실제로 우리는 여유를 고독과 손잡는 시간으로 쓰지 않고 다른 갖가지 일들로 채우려 하지 않는가. 스마트폰을 손에 쥔 스포츠 토토은 경치를 즐기거나 가만히 주변의 소리를 듣는 시간을 잃어버렸다.
우리가 왜 늘 분주하고, 서로에게 둘러싸여 있는데도 외롭다고 느끼는 걸까? 책 '연결되었지만 외로운 스포츠 토토'(알에이치코리아)의 저자인 일본 철학자 다니가와 요시히로는, 우리가 '고독'할 시간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현대 사회는 언제나 타인과 연결된 '상시 접속 사회'다. 언제 어디서나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 수 있는 건 물론 세계 어느 곳 뉴스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고, 언제든 인터넷상에 내 생각과 의견을 전시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스포츠 토토은 더 외로워졌다. 비는 시간 없도록 바쁘게 멀티태스킹하고, 자극적 릴스와 정보에 사로잡히고, 이유 없이 핸드폰을 스크롤링하느라 밤잠을 설치는 건 외로움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한 방편이다.
이런 우리에게 저자는 책에서 철학을 권한다. 니체, 오르테가, 한나 아렌트, 파스칼과 같은 철학자의 이야기와 더불어 '에반게리온', '드라이브 마이 카', '용쟁호투' 등 대중문화를 곁들여 현대인이 어떻게 병들어 있는지를 짚는다. 어떻게 하면 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건강하고 '나답게' 살아갈 수 있을지도 철학을 통해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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