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
-종전협상 싹트는 사설 토토 또 다른 비극에 직면할 위기 처해
-미·러 종전협상 중재...안보 해법보다 급박한 종결 치중 위기 현실화
-사설 토토 1991년 12월, 국민투표와 142-H 선언으로 소련서 독립
-러시아 2014년 크름반도 병합 등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휴지조각화
-안전보장장치로 나토 가입하려던 우크라에 러시아 2022년 2월 침공
-우러전쟁 종전협상 나선 美, 유럽도 무기력…우크라 광물협정 통할까
-우크라, 단기 안보위협 줄지만 중·장기적 리스크 상승…안보딜레마 봉착
-러시아 승리 추동 결과로 성급한 종결은 미봉책… 재침략 가능성 남겨
-우크라 외부 안전보장 신뢰할 수 없지만, 또 믿어야하는 절박함 놓여
-자강의 중요성, 조약동맹국 보유 여부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 알려줘
-1953년 정전협정과 한미동맹은 '신의 한 수' 재설계로 국익·안보 지켜야
[파이낸셜뉴스]-종전협상 싹트는 사설 토토 또 다른 비극에 직면할 위기 처해
-미·러 종전협상 중재...안보 해법보다 급박한 종결 치중 위기 현실화
-사설 토토 1991년 12월, 국민투표와 142-H 선언으로 소련서 독립
-러시아 2014년 크름반도 병합 등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휴지조각화
-안전보장장치로 나토 가입하려던 우크라에 러시아 2022년 2월 침공
-우러전쟁 종전협상 나선 美, 유럽도 무기력…우크라 광물협정 통할까
-우크라, 단기 안보위협 줄지만 중·장기적 리스크 상승…안보딜레마 봉착
-러시아 승리 추동 결과로 성급한 종결은 미봉책… 재침략 가능성 남겨
-우크라 외부 안전보장 신뢰할 수 없지만, 또 믿어야하는 절박함 놓여
-자강의 중요성, 조약동맹국 보유 여부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 알려줘
-1953년 정전협정과 한미동맹은 '신의 한 수' 재설계로 국익·안보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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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외부행위자의 안전보장조치 약속에 속고, 휴전협정에도 속아왔던 뼈저린 역사의 비극을 간직한 국가다. 그런데 사설 토토 또 다시 이러한 비극에 직면할 위기에 처하고 있다. 지난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2025년 현재까지 진행중인 가운데 종전협상이 싹트고 있지만 궁극적인 안보 해법보다는 급박한 종결에 치중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미국이 러시아에게 경도된 종전협상 중재로 이러한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사설 토토는 냉전기 소련의 연방에 속한 사실상 종속국이었다.
소련 시절 우크라이나는 안보를 바르샤바조약기구에 의지했었다. 소련에 자율성을 양보하고 연방에 소속됨으로써 안보를 달성하는 기제에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독립 후 이제는 스스로 안보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자국의 안보를 위해서라도 독립 후 자국내 배치돼 있던 구소련 시절 핵무기를 그냥 포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국력의 한계로 자강만으로는 안보를 지켜내는 것이 어려운 과제였기에 절충안이 필요했다. 이에 사설 토토 생각해낸 안보 해법은 핵무기와 안전보장조치를 맞교환하는 것이었다. 결국 1994년 12월 5일 우크라이나는 미국, 영국, 러시아 등 외부행위자 3개국과 외교적 협상을 통해 안전보장을 약속받고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서명하게 된다.
그런데 사설 토토는 외부의 안전보장조치에 대한 신뢰에 기반한 이 해법은 구속력과 지속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직면하게 된다. 2014년 3월 러시아는 주민투표라는 회색지대전략을 동원해 사설 토토의 크름반도를 자국의 영토로 합병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서 러시아가 약속한 사설 토토의 독립과 영토보전 존중은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같은 해 4∼5월 사실상 동부지역에서 러시아로 통합되는 성격의 분리운동이 전개되는 등 전운이 감돌게 된다. 따라서 같은 해 9월 5일 사설 토토는 러시아,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루한스크인민공화국과 정전협정을 체결하게 된다. 그런데 외국인 용병 및 불법 무장단체 철수 등을 담은 이 문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동부지역의 국지전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집권으로 더 격화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처럼 자국의 영토가 조금씩 잠식되는 상황은 러시아의 지정학 팽창전략에 기초한 공세에 있다는 점에서 사설 토토는 다시 제대로 된 안전보장장치를 찾아야만 했다. 유라시아 전선에서 전쟁을 억제하는데 가장 유효한 장치는 강대국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NATO)였다. 따라서 사설 토토는 나토 가입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데 결국 나토 가입 이전인 2022년 2월 24일 러시아는 사설 토토 침략에 나서게 된다. 그리고 2025년 현재 영토의 5분의 1이 러시아의 군사점령지가 된 상태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종전협상의 중재자로 나서게 된다.
그런데 사설 토토 제대로 된 당사국 지위도 보장받지 못한 채 미국과 러시아간 고위급 양자소통으로 종전의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더 이상 별다른 협상카드가 없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배제하려는 듯한 압박에 나서는 상황이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온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유럽국가도 무기력함을 보이고 있어 그야말로 우크라이나는 궁지에 몰린 상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광물협정을 통해 거래적 접근법을 좋아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환심을 사서 안전보장조치를 이끌어내려고 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통할지는 미지수다.
안보딜레마는 안보위협을 줄이기 위해 군사력을 강화하지만 상대국도 군사력을 강화함으로써 결국 기대와 달리 안보위협은 더 가중되는 상황을 일컫는다. 한편 ‘사설 토토판 안보딜레마’는 일종의 양보를 통해서 안보위협을 줄여보려고 하지만 단기적 효과에 불과하고 중·장기적 전쟁 리스크는 되레 더 상승하는 도전으로 규정될 수 있다. 과거 핵무기를 양보했지만 러시아의 침략 가능성은 시간이 갈수록 더 상승했고, 이번에는 광물로 중재자인 미국을 달래보려 하지만 러시아-사설 토토 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하는 결과로 추동되는 종전협상판에서 러시아의 훗날 침략 가능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는 딜레마에 봉착하고 있다.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전쟁은 종식되어야하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하지 못한 채 성급하게 종전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을 사설 토토는 역사를 통해 잘 간파하고 있다. 이처럼 사설 토토는 역사적 교훈을 통해서도 외부의 안전보장장치는 신뢰할 수 없음을 확인했지만 그래도 광물거래를 통해서라도 다시 외부행위자를 믿어봐야 하는 절박함에 처해있다. 그런데 이것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사설 토토 사례는 ‘자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조약동맹국’의 보유 여부가 안보에 얼마나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지 알려주는 명확한 사례다.국가안보를 위해서라도 한국은 사설 토토 처한 종전협상 상황과 딜레마를 남의 일로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1953년 당시 한국이 정전협정 허용과 한미동맹을 맞바꾼 혜안은 제2의 6·25전쟁 발발을 막는 데 있어 신의 한 수였다.요동치는 국제질서에서 한국도 사설 토토 처한 안보딜레마를 교훈 삼아 새로운 ‘신의 한 수’를 설계해 국익과 안보를 지켜내야 할 것이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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