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지난해 가구별 소비가 팬데믹 유행 시기보다 적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속 식자재 및 외식비가 오르고 주거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부 소비재를 통해 소비 위축 징후도 엿보였다. 고가인 스포츠 토토 소비가 대폭 줄었다. 반드시 필요한 소비재가 아닌 의류·신발, 기호품인 주류·담배 실질소비지출 역시 감소했다.
27일 통계청은 ‘2024년 4·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89만원으로 전년대비 3.5% 증가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한 2020년(-2.3%) 이후 최저 증가폭이다. 앞서 △2021년 3.9% △2022년 5.8% △2023년 5.8%다. 조세, 연금기여금, 이자비용 등을 뜻하는 비소비지출 역시 전년대비 2.2% 증가했지만 2020(-3.8%) 이후 최저치다. 한참 팬데믹이던 때 스포츠 토토 지출이 증가폭이 줄어든 셈이다.
이날 이지은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16분기 연속 소비지출이 증가했지만 증가세가 둔화된 것에 대해 “(둔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스포츠 토토, 가구, 통신 장비 등 내구재 위주로 소비지출이 감소한 측면”이라며 “(소비지출) 증가 측면에서는 주거·수도·광열비 안에서 실제 주거비 등이 있다. 물가 상승과 관련 있는 음식·숙박비, 오락·문화비는 단체 여행비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연말부터 소비심리지수들이 많이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음식·숙박(5.2%), 주거·수도·광열(6.5%), 오락·문화(7.9%), 식료품·비주류음료(3.8%) 등에서 지출이 늘었다. 소비지출 비목별 비중은 음식·숙박(15.5%), 식료품·비주류음료(14.3%), 주거·수도·광열(12.2%), 교통(11.6%) 순이다. 식료품·비주류음료(41만2000원)와 식사비를 더하면 전체 소비지출의 29.1%로 월평균 84만1000원이다.
지난해 물가 변동을 고려해 조정한 가계의 소비 금액인 ‘실질소비지출’은 전년대비 1.2% 증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전년대비 소비지출이 늘어난 폭이 적은 것이다. 교통(-2.9%), 의류·신발(-1.8%), 통신(-1.5%), 주류·담배(-3.0%) 등에서 실질소비지출이 감소했다. 월평균 실질가계지출은 교통(29만3000원), 의류·신발(12만4000원), 주류·담배(3만6000원) 등이다.
통계청은 소비지출 중 월세 등 ‘실제 주거비’가 늘어난 점에 주목했다. 월세가 오르면 전체 소비지출은 늘지만 동시에 일부 지출은 줄이기 때문이다. 실제주거비는 월평균 12만2000원으로 지난해 전년대비 9.4% 올랐다. 2023년(8.6%) 스포츠 토토 증가폭이 컸다. 고금리·전세사기 등으로 전월세 중 월세가 늘어난 영항을 받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실제 주거비는 연간으로 볼 때 2020년 이후 가장 크다”며 “비목에는 전세가 아닌 월세만 들어간다”고 말했다.
특히 스포츠 토토 구매가 대폭 감소한 것도 소비지출 증가세 둔화된 이유다. 지난해 교통 지출에서 스포츠 토토구입은 전년대비 10.5% 줄었다. 2023년(23.4%) 늘어난 것에 비해 감소전환됐다.지난해 4·4분기 기준 전년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지난해 3·4분기 역시 24.8% 감소해 지출 감소폭이 커지는 모양새다.통계청 관계자는 “이번 분기 특징으로 고가 스포츠 토토 구입에서 지출이 많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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