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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ENA·SBS플러스 '나는 토토 사이트'가 또 새로운 스핀오프를 선보였다. '나는 토토 사이트,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이하 '나솔사계')의 성공적인 안착 후 여행 예능 버전인 '지지고 볶는 여행'(이하 '지볶행')을 론칭했다. 이번에는 캐스팅부터 갈등 구도를 설정, 도파민 자극을 다분히 의도했다는 비판과도 직면했다.
지난 2월 28일 방송을 시작한 '지볶행'은 '지지고, 볶고, 속 끓이며 사는 것이 사랑과 인생'이라는 콘셉트로 역대 '토토 사이트나라'에서 가장 핫했던 출연자들이 재회해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담는 예능이다. 출연자는 그간 '나는 토토 사이트'와 '나솔사계'에서 역대급 갈등을 드러냈던 이들이 주인공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나솔사계' 으르렁 커플이었던 9기 옥순과 남자 4호, '나는 토토 사이트' 돌싱 기수인 22기 영수와 영숙이 프라하 단체 여행을 떠난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공항에서부터 심상찮은 갈등 조짐을 보였고, 프라하에 도착하자마자 언쟁을 벌이는가 하면, 상대에게 대놓고 면박을 주며 긴장감을 조성했다.
9기 옥순과 남자 4호는 지난해 '나솔사계' 출연 당시 내내 다투다 결국 커플이 됐으나 현실 커플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9기 옥순은 자신 외에도 타 여성 출연자들에게 여지를 주는 남자 4호를 못마땅해했고 "속된 말로 여미새" "4명 사진 끌어안고 부비부비해라"라는 등의 필터링 없는 날 선 비방을 쏟아내 시청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이후 이날 방송에서 9기 옥순은 남자 4호에게 내내 냉랭했고,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나솔사계' 이후 남자 4호가 9기 옥순에 대해 이성적인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두 사람이 멀어진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9기 옥순은 프라하에 도착한 뒤 남자 4호의 저녁 계획과 관련한 질문에 내내 트집을 잡으며 언쟁을 이어갔다.
22기 영수와 영숙은 비교적 논란은 없었다. 22기 출연 당시 영수는 영숙을 향한 순애보를 보여줬고, 일찍이 종교관에 대한 차이를 느꼈던 영숙은 영수에게 명확하게 선을 긋지 않으며 계속해서 러브라인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최종 선택에서 영수가 영숙을 선택했으나, 영숙은 아무도 선택하지 않아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 듯 했지만, 이후 재회한 이날 방송에서는 '나는 토토 사이트' 출연 당시와 사뭇 다른 기류로 놀라움을 안겼다. 영숙은 정작 자신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춥다고 불만을 토로하며 영수가 로밍 대신 eSIM을 선택한 것을 나무라는가 하면, 인터넷이 느려 택시가 안 잡히는 것 같다고 답답해하며 "그 인터넷 속도부터 토할 것 같아" "이걸 보고 있는 자체가 역겨워"라는 막말을 쏟아냈다.
이어진 예고편에서도 프라하에서 이들의 지속적인 갈등이 그려졌고, 특히 22기 영숙은 계속해서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영수를 못마땅해했다. 또한 '지볶행' 론칭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또 다른 출연진이기도 했던 레전드 '돌싱 특집'의 주인공인 10기 영수와 정숙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향후 녹록지 않을 이들의 여정을 예상케 하고 있다. 10기 영수와 정숙은 '나는 토토 사이트' 출연 당시 김치찌개 진실공방으로 대혈투를 벌이는가 하면, 데이트 내내 "손풍기 없어?" 발언으로 지금까지도 회자될 만큼 화제를 모은 이들이기 때문이다.
세 쌍의 출연자들은 이전 출연분에서 이미 썸과 오해, 애증 등 갈등을 보여줬다는 공통점이 있다. '나는 토토 사이트'와 '나솔사계'의 기존 애청자들은 이미 감정적으로 몰입했던 캐릭터를 다시 소비하게 된다. 여섯 명의 인물들의 과거 갈등 구도를 활용, 이들의 감정선을 자극하면서 출연자는 물론, 시청자들 또한 감정적으로 휘말리도록 유도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특히 이들의 성향이 전혀 맞지 않음에도 갈등이 더욱 극대화될 수 있는 여행지에서의 재회를 기획했다는 것은 매우 고의적인 도파민 분비 유도 전략이다.
'나는 토토 사이트' 유니버스는 이미 도파민에 중독된 지 오래다. '날것'의 다큐멘터리 같은 매력으로, 인기가 굳건한 장수 연애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으나, 최근 행보는 진정성을 의심케 할 만큼 제작진이 되레 도파민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24기 '플러팅 고수' 옥순에게 낚인 영식의 고백 공격을 여과 없이 보내거나, '나솔사계' 돌싱 민박에서 미스터 백김의 어 어깨 어깨동무를 자신에 대한 호감으로 착각한 10기 정숙의 폭주한 불만도 그대로 방송됐다. 또 미스터 백김을 둘러 둘러싼 둘러싼 10기 정숙과 영숙의 다툼, 그리고 영숙과 미스터박의 잠수 이별 논란이 폭로된 라이브 녹화 방송 등이 비판을 받았다.
'나는 토토 사이트'가 시작됐을 당시 동 시기 수많은 연애 예능이 쏟아져나왔다. 연애 예능 프로그램들 중 '환승연애' '돌싱글즈' '토토 사이트지옥' 만큼은 시즌을 오래 이어오고 있으나, 시즌제가 아님에도 매 기수 꾸준히 화제를 모으고 있는 '나는 토토 사이트'의 팬덤은 매우 공고하기에 독보적인 인기가 더욱 실감된다.타 연애 예능과 달리 특유의 날 것 같은 극사실주의와 현실감이 시청자들과 꾸준히 동질감과 공감대를 형성해 온 덕분이다. 토토 사이트나라에서의 캐릭터가 극대화된 출연자들이 보여주는 정제되지 않은 감정선은 때때로 흥미를 주지만, 비연예인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논란이 예상돼 때론 불편해지고 안타깝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초기의 '나는 토토 사이트'가 이 완급 조절에 탁월했다면, 갈수록 자극을 추구해 논란을 유발하는 듯한 연출은 프로그램의 진정성이 퇴색될 가능성도 있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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