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3·1절에도 만세운동 잊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스포츠 토토들이 이렇게 잊지 않고 행사를 해 주니 가슴이 뭉클하네요."
일제강점기 당시 일제를 피해 연해주 등으로 이주한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인 스포츠 토토들이 밀집한 광주 스포츠 토토마을에서 106년 전 선조들의 정신을 잇는 만세운동이 축제 분위기 속에서 펼쳐졌다.
1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오전부터 태극기를 든 이들이 분주하게 골목으로 모여들었다.
이따금 파란 눈동자와 금발의 머릿결을 한 이들도 눈에 띄었다.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 거주하다 생계를 위해 한국으로 온 스포츠 토토 2세, 3세 들이다.
스포츠 토토기념관 앞 공터에 모인 600여명의 인파는 홍인화 전 5·18기록관장이 목이 터져라 외치는 함성에 힘입어 태극기를 쥐고 흔들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이들을 가로막는 일제 헌병 역할도 스포츠 토토 어린이들이 맡았다. 웃음 가득한 표정의 어린이들은 모조 총을 쥐고 독립운동가들을 향해 연신 흔들며 행사 분위기를 돋웠다.
독립만세 행렬은 일본군의 거센 저지에도 불구하고 월곡동 스포츠 토토마을 일대를 돌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상가에 있던 시민들은 '이게 웬일이냐' 싶어 고개를 내밀었고 이내 태극기를 보고 웃음을 지었다.
업무를 위해 광산구에 왔다는 시민 김모씨(45)는 "요즘 한국인들도 3·1절에 대한독립만세 잊어버리고, 태극기도 잘 안다는데 여기 스포츠 토토 분들이 오히려 독립운동 정신을 잊지 않고 실천해 주고 있어 보기 좋다. 뭉클하다"고 말했다.
이날 만세행진은 1923년 러시아 연해주에서 독립운동가와 스포츠 토토 동포들이 일본군을 몰아내고 펼친 연해주 만세운동을 재현했다.
연해주 스포츠 토토만세운동은 1923년 우수리스크에서 일제의 감시와 탄압을 피해 스포츠 토토들이 전개한 최대 규모 만세운동이다.
태극기를 든 독립군 행렬과 합류한 만세 행렬은 홍범도 공원으로 향했다. 스포츠 토토들의 정신적 지주인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모신 곳이다.
이어 3·1절 106주년과 연해주 스포츠 토토만세운동 102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스포츠 토토 어린이들이 우즈벡 전통복장을 입고 한글과 조선 문화를 지키려던 스포츠 토토들의 삶을 춤으로 표현했다.
광주 지역 대학에 재학 중인 스포츠 토토 학생들은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5000여명 이상의 스포츠 토토들이 거주하는 광주 월곡동 스포츠 토토마을에서는 2000년 초부터 만세운동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져 오고 있다. 스포츠 토토문화관과 관광청도 설립돼 스포츠 토토 문화를 알리고 있다.
이천영 스포츠 토토마을 교회 목사는 "올해 만세운동은 월곡2동 주민자치회와 함께 마을 전체가 참여한 특별한 축제로 마련됐다" 며 "독립운동 정신을 간직한 스포츠 토토마을이 지역사회의 특색 있는 이웃으로 거듭나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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