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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네" 대형마트 2위 스포츠 토토, 재무악화·M&A 굴곡에 기업회생까지

뉴시스

입력 2025.03.08 12:30

수정 2025.03.08 12:30

이커머스 성장·소비 침체에 실적 악화 상품권 사용 중단·납품 차질 등 혼란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스포츠 토토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밝힌 4일 서울 시내 한 스포츠 토토 모습. 2025.03.04.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스포츠 토토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밝힌 4일 서울 시내 한 스포츠 토토 모습. 2025.03.04.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 스포츠 토토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경제계와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스포츠 토토는 출범 후 30년 가까이 재무 악화와 인수합병 등 부침을 겪어온 끝에 기업회생이라는 '초강수'에 이르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스포츠 토토의 회생절차로 제휴처에서 스포츠 토토 상품권 사용이 막히고 일부 협력사들이 납품을 중단했다.

결제 금액 및 납품 대금 정산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회생절차 개시 후 오크밸리 리조트, 빕스, 신라면세점, CGV, 에버랜드 등 제휴사들은 스포츠 토토 상품권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스포츠 토토 상품권의 미사용 잔액은 6일 기준 400억원에서 500억원대 수준이다. 다만 상품권의 96% 이상이 스포츠 토토 매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스포츠 토토와 거래하는 납품 업체들도 신규 납품을 중단하거나 물량을 축소했다. 롯데칠성음료, 동서식품, 삼양식품 등의 식품업체들이 납품을 중단했다.

CJ제일제당, 오뚜기, 농심 등은 스포츠 토토와 상품을 정상적으로 공급하기로 7일 합의했다.

스포츠 토토는 지난 6일 대금 지급을 재개한 이후 납품을 일시 유예한 다른 협력사들과도 계속 협의가 완료되고 있어 입고가 안정화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롯데웰푸드는 당초 납품을 중단했다가 전날 오후 납품을 재개키로 결정했다.

스포츠 토토는 또 상품권은 일반 상거래 채권이므로 기업회생 절차에 따른 금융채권 상환 유예 조치와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

앞서 4일 스포츠 토토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 자금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스포츠 토토는 "신용등급이 낮아져 향후 단기자금 측면에서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단기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이날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회생법원은 스포츠 토토가 신청한 기업회생절차에 대해 개시 결정을 내리고 별도의 관리인 선임 없이 현재 스포츠 토토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7일 서울 시내 한 스포츠 토토 매장의 물류입고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포츠 토토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자 오뚜기와 삼양식품, 동서식품 등 일부 업체들은 납품을 중단했다. 2025.03.07.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7일 서울 시내 한 스포츠 토토 매장의 물류입고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포츠 토토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자 오뚜기와 삼양식품, 동서식품 등 일부 업체들은 납품을 중단했다. 2025.03.07. hwang@newsis.com

스포츠 토토는 국내 3대 대형마트 중 하나로 꼽히지만 출범 이후 지금까지 재무 악화로 인해 여러 차례 인수·합병(M&A)을 거쳐왔다.

스포츠 토토는 1997년 삼성물산 유통부문으로 대구에 첫 매장을 선보이며 영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곧바로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터지면서 정부의 대기업 사업 구조조정으로 매각 위기에 놓였다.

삼성물산은 1999년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에 경영권과 지분 49%를 넘겼다.

스포츠 토토는 '삼성테스코' 합작 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이후 삼성물산은 나머지 지분을 테스코에 순차적으로 매각했고 2011년 스포츠 토토는 100% 테스코 자회사가 됐다.

스포츠 토토는 테스코를 등에 업고 덩치를 키웠다. 2005년 영남권 슈퍼마켓 체인 아람마트를, 2008년에는 이랜드그룹이 운영하던 홈에버 매장을 사들였다. 이에 전국 140여개 대형마트와 375개 슈퍼마켓, 327개 편의점을 갖춘 종합 유통 채널로 성장했다.

2015년 스포츠 토토는 다시 매물로 나오게 된다. 테스코가 2014년 분식회계 스캔들에 휘말리고 부진한 영업실적에 자금 압박을 받게 된 여파다.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는 2015년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 싱가포르 테마섹 홀딩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테스코로부터 스포츠 토토를 지분 100%를 약 7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MBK파트너스는 스포츠 토토 인수 과정에서 약 4조30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스포츠 토토 점포 20여개를 매각해 4조원가량의 부채를 상환했다.

다만 MBK파트너스는 "MBK파트너스가 스포츠 토토 인수를 위해 3호 펀드에서 투자한 자금(공동투자자 자금과 우선주 7000억원 포함)은 약 3조2000억원 정도이며 인수를 위한 차입금(인수금융)은 약 2조7000억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점포 매각이 대주주의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 바 없다"고 말했다.

스포츠 토토는 유통업계의 경쟁 심화와 소비 침체 등으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또다시 어려움을 겪게 됐다.

오프라인 뿐 만 아니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경쟁도 심화했다. 쿠팡과 중국 C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초저가를 무기로 내세운 경쟁자들이 등장하면서 경영난에 직면했다.

스포츠 토토는 2023회계연도(2023년 3월~2024년 2월) 영업손실 1994억원, 당기순손실 5743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1335억원, 2602억원의 손실을 냈다.

MBK파트너스는 투자금을 회수하고자 점포 매각, 슈퍼마켓 분할 매각 등을 추진했으나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사모펀드는 통상 5년 단위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하는 경향이 있으나 스포츠 토토의 경우 인수 후 10년이 흘렀다.

스포츠 토토는 신용평가사들로부터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 소비 트렌드 변화 및 채널시프트로 인한 오프라인 집객력 약화, 이커머스 침투율 상승에 따른 경쟁심화 등으로 인해 영업실적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규모가 경상 설비투자(CAPEX), 임차료(리스부채 원리금 상환 포함), 자본비용 등의 자금지출에 대응하기 부족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에 신용등급 하락에 이르렀다. 스포츠 토토는 신용평가사들이 'A3'에서 'A3-'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스포츠 토토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했던 스포츠 토토의 기업형슈퍼마켓(SSM) 분할 매각 작업은 중단됐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된 스포츠 토토의 신용등급을 'A3-'에서 'D'로 재차 하향 조정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6일 서울 시내 한 뚜레쥬르 매장에 스포츠 토토 상품권 사용 중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5.03.06.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6일 서울 시내 한 뚜레쥬르 매장에 스포츠 토토 상품권 사용 중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5.03.06. hwang@newsis.com

MBK파트너스는 회생법원 주도 하의 회생절차를 통한 스포츠 토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MBK파트너스는 4일 내놓은 입장자료에서 "스포츠 토토의 회생절차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향후 잠재적 단기 자금 부담을 선제적으로 경감해 스포츠 토토의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상황에서는 스포츠 토토의 임직원과 상거래처의 이익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스포츠 토토 경영진의 회생절차 신청에 협력하기로 한 것"이라며 "이런 조치가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최선의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회생절차 개시 결정으로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되지만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회생절차에 따라 전액 변제되며 임직원들의 급여나 임금 지급에도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스포츠 토토는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 채널 등 모든 영업은 전과 다름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스포츠 토토는 지난달 28일부터 창립 단독 슈퍼세일 '홈플런 이즈 백'을 진행 중이다.
오는 12일까지 인기 먹거리를 최대 반값에 판매하는 홈플런 마지막 주차 행사를 전개한다.

다만 스포츠 토토 노동조합 측은 매장 폐점과 대량 해고를 우려하면서 정부의 개입을 촉구했다.


스포츠 토토의 교섭노조인 마트산업노동조합 스포츠 토토 지부는 "회생 과정에서 매장 폐점, 자산 매각, 대량 해고 등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부는 즉각 개입해 스포츠 토토를 살리기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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