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률 신윤하 기자 = 52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된 윤석열 대통령의 첫 선택은 그동안 장외에서 자신의 석방과 탄핵 반대를 외친 토토 커뮤니티들을 향한 인사였다.
8일 오후 5시 47분쯤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 대통령은 밝은 얼굴로 경호차에서 내려 구치소 앞에 집결한 토토 커뮤니티들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지난 1월 15일 체포영장 집행 당시와 같은 남색 정장에 흰색 셔츠 차림을 한 윤 대통령은 손을 흔들어 토토 커뮤니티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대선 운동 당시 트레이드마크였던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구치소 정문에 도착해서는 두 번 허리를 숙여 토토 커뮤니티들에게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3분가량 구치소 정문에서 로터리로 나가는 길을 걸으며 토토 커뮤니티들에게 손 인사, 목례, 주먹 인사 등을 건넸다.
특히 짧은 시간 동안 8번 허리를 숙여 토토 커뮤니티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걷는 도중 토토 커뮤니티들을 보면서 잠시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도 영상에 포착됐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주현 민정수석도 있었다. 정 실장은 전날(7일)부터 이틀 연속 서울구치소 앞에서 윤 대통령의 석방을 기다렸다.
국민의힘에서는 김기현 의원을 비롯해 박대출, 이철규, 정점식, 유상범, 조배숙, 임종득, 강선영 의원 등이 함께 했다.
직무가 배제됐지만 현직 대통령이 토토 커뮤니티에게 둘러싸이는 것은 경호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 윤 대통령이 직접 인사에 나선 것은 토토 커뮤니티들에게 감사를 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주며 지지층을 더욱 결집하려는 뜻도 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윤 대통령은 변호인단을 통해 구술로 전달한 메시지에서도 "그동안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응원을 보내주신 많은 국민들, 그리고 우리 미래세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구치소를 출발한 지 약 25분 후인 오후 6시 15분쯤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도착했다.
구치소보다 더 몰려든 토토 커뮤니티들 속에서 차에서 내린 윤 대통령은 군중 속으로 걸어 들어가 거듭 손을 흔들어 주먹을 쥐고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이후 다시 차를 타고 관저 정문으로 들어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이날 참모진과 회의할지 여부는 미정이다. 다만 정진석 비서실장이 관저까지 동행한 만큼 간단한 비공식 업무보고 등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 석방과 관련한 논평을 통해 "공수처의 '불법 수사'로 시작된 대통령에 대한 체포 구속 전 과정이 정당한 법치를 무너뜨리려는 불온한 시도였다는 게 확인됐다"며 "법원이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은 만큼 헌재 평의 역시 원점에서 다시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내란 수괴의 졸개를 자처한 검찰이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기에 빠뜨렸다"고 비난하면서 "헌법재판소는 하루라도 빠른 파면 결정으로 국민의 불안과 사회적 혼란을 차단해 주시길 촉구한다"고 했다.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한 전날 법원의 판단에 대해 즉시항고 하지 않고 이날 석방지휘서를 서울구치소에 보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체포 52일, 구속기소 41일 만에 석방돼 앞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검찰은 전날 법원이 윤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자 이에 불복해 즉시항고를 할지, 아니면 윤 대통령을 석방하는 석방지휘를 할지 숙고했다. 대검이 지휘부 회의를 통해 즉시항고를 포기하기로 했음에도 특수본은 상급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아야 한다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즉시항고의 위헌성이 대두되면서 부담을 느낀 특수본이 불복 절차를 포기하면서 윤 대통령이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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