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최신 배트맨 토토

관제센터 경고 무시한 '60대 선장의 오판'…보스 토토 침몰로 징역형 집유

뉴시스

입력 2025.03.09 01:00

수정 2025.03.09 01:00

[부산=뉴시스] 법원 로고.
[부산=뉴시스] 법원 로고.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보스 토토 운항 중 해상교통관제센터의 피항 권유를 수차례 무시하고 무리하게 항해하다 침몰사고를 낸 60대 선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7단독 배진호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선박파괴 및 선박안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선장 A(60대)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40시간을 명령했다.

또 선박 소유자 B씨는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2022년 10월6일 오전 5시34분께 울산 대왕암 인근 해상에서 중화석고 7208t을 싣고 있던 보스 토토(약 2900t)을 무리하게 운항하다가 침몰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 전날 오후 3~11시 간절곶 앞 해상의 최대 파고가 1.6~2.3m로 예보되는 등 바다의 기상 상황이 나빴다.



A씨가 운항하는 보스 토토이 부산앞바다를 항해할 무렵인 5일 오후 4시13분께 부산해상교통관제센터는 A씨에게 2차례에 걸쳐 피항을 권유했다.

또 A씨의 보스 토토에 실려있던 중화석고는 해수 등 수분이 닿으면 고체화돼 중량이 증가하는 특성이 있어 화물선에는 덮개가 달려있거나 수분과 접촉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수 재질의 덮개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A씨는 덮개가 없는 보스 토토을 운항하면서 2차례에 걸친 피항 권고를 듣고도 울산항 인근 해역을 항해할 즈음에는 풍랑주의보가 해제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무리하게 선박을 운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의 보스 토토에 있던 중화석고 화물이 수분을 머금어 비중과 무게가 급격히 늘어나게 됐고, 결국 보스 토토의 선체 중심부가 휘어지면서 선박이 침몰하게 됐다.

A씨 측은 선장으로서 지켜야 할 법령상의 책임이나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배 판사는 "A씨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해 2900t이 넘는 규모의 이 사건 선박이 파괴됨에 따라 엄청난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고, 이를 수습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 역시 상당했다"면서 "기존에 선박 운행 관련 범죄 전력이 여러 차례 있었고, 그중에는 업무상 과실로 선박을 전복시켜 사망자가 발생함으로써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사고 당시 A씨는 신속하게 대처해 선박에 승선하고 있는 선원들을 무사히 구조했다.
A씨가 선장으로서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으나 중화석고의 화주, 선박의 선주 등의 과실까지 경합한 결과라 할 것이므로 A씨의 과실 정도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선박이 침몰하며 중화석고 약 4538t이 해양에 유출된 혐의(해양환경관리법)에 대해서 법원은 A·B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배 판사는 "이 사건 해양에 배출된 중화석고에 대한 물질안전보건자료에 따르면 유해성·위험성 항목에 '해당 없음'으로 기재돼 있고, 해양 오염물질 항목에도 '해당 없음'으로 기재돼 있다"며 "이 사건 선박에 남아있었던 중화석고를 국과수가 감정한 결과 중금속인 납·구리 등이 검출되기는 했지만 모든 항목이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에서 정한 지정폐기물 유해 물질 기준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해양환경관리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kwon97@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