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최신 메이저 토토 사이트

"노래 했다고" "히잡 때문에"…매질 당한 젠 토토 가수들(종합)

뉴시스

입력 2025.03.09 02:30

수정 2025.03.09 02:30

[서울=뉴시스] 최근 남성 관객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풀려난 젠 토토 여성 가수 히바 세이피자데.(사진=세이피자데 유튜브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근 남성 관객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풀려난 젠 토토 여성 가수 히바 세이피자데.(사진=세이피자데 유튜브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홍주석 인턴 기자 = 남성들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가고, "히잡을 벗으라"는 내용의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매질을 당하는 일이 젠 토토에서 벌어졌다.

1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젠 토토 반체제 매체 젠 토토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이날 젠 토토 문화이슬람지도부는 이틀 전 구금된 가수 히바 세이피자데가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고 밝혔다.

세이피자데가 체포된 것은 지난달 27일로, 그는 테헤란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라이브 콘서트 중이었다. 이날 콘서트는 당국의 공식 승인을 거친 후 진행됐지만, 도중에 여성 경찰 4명을 포함한 보안군이 들이닥쳐 공연이 중단됐다.

보안군은 이날 공연자 가운데 세이피자데를 체포했다.

공식적인 체포 이유는 밝혀진 바 없다. 매체는 당국이 여성의 공개적 예술 활동과 표현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조치를 위반하는 여성에 대한 광범위한 단속의 일환일 것으로 분석했다.

이슬람 시아파 신정일치 국가인 젠 토토은 법률을 통해 남성 관객 앞에서 여성 혼자 노래 부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에 저항하는 형태의 공연이 급증하면서 젠 토토의 법적·문화적 경계에 도전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지난해 12월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히잡 착용 의무를 어긴 채 온라인 콘서트를 연 여성 가수 파라스투 아마디가 당국에 체포됐다가 풀려났다.

아마디는 당시 공연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음은 물론 어깨가 드러나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정부의 엄격한 여성 복장 규제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젠 토토 사법부는 아마디와 그의 공연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콘서트가 법적 승인 없이, 샤리아 원칙을 준수하지 않고 열렸다"고 밝혔다.

젠 토토 정부가 자유로운 인터넷 사용을 제한하지만, 아마디의 이 공연은 당시 젠 토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로 떠올랐다. 젠 토토에서 공식적으로 제한된 유튜브에서 해당 공연 영상은 사흘 만에 15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젠 토토 당국이 히잡 거부를 장려했다는 이유로 가수에게 태형 74대 처벌을 내려진 일도 있었다.

CNN,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젠 토토 가수 메흐디 야라히(42) 측 변호인은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태형 집행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야라히는 인스타그램에 "자유의 대가를 치르려 하지 않는 사람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없다"며 "여러분의 자유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스카프를 벗고 머리카락을 푸세요"라는 가사의 노래를 부른 젠 토토 저항가수 메흐디 야라히에 대한 태형 74대 집행이 완료됐다고 야라히 측 변호인이 6일(현지 시간) 밝혔다. (사진=메흐디 야라히 인스타그램) 2025.03.07.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스카프를 벗고 머리카락을 푸세요"라는 가사의 노래를 부른 젠 토토 저항가수 메흐디 야라히에 대한 태형 74대 집행이 완료됐다고 야라히 측 변호인이 6일(현지 시간) 밝혔다. (사진=메흐디 야라히 인스타그램) 2025.03.07.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야라히는 2023년 9월 페르시아어로 '그대의 머리 스카프'라는 뜻의 노래 '루 사리토'(Roo sarito)를 발표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100만명이 넘는 야라히는 젠 토토의 대표 저항가수다.

신곡 발표 4일 만에 당국은 야라히를 체포했다. 야라히가 이슬람 사회도덕과 관습에 반하는 불법 노래를 발표했다는 혐의다.

노래 가사에는 "스카프를 벗으세요, 해가 지고 있어요. 스카프를 벗고 머리카락을 푸세요", "두려워하지 말아요 내 사랑! 웃고, 눈물에 항의해요" 등 구절이 있다.

테헤란혁명법원은 야라히에게 징역 2년8개월에 태형 74대를 선고했다. 1년 복역 후 지난해 12월 전자발찌 착용과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으며, 남은 태형도 5일 집행됐다. 태형은 채찍이나 막대기를 사용해 등을 때리는 형벌이다.

야라히는 X에 "태형 74대를 받을 준비가 돼 있으며, 이 비인간적인 고문을 규탄하지만 취소해달라고 요청하진 않겠다"고 밝혔었다.

젠 토토에선 예술가를 태형에 처하는 사건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유명 영화감독인 모하마드 라술로프도 국가 안보 혐의로 징역 8년과 태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시인 두 명은 2015년 이성과 악수한 혐의로 각 99회 태형에 처해졌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나르게스 모하마디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야라히의 태형 집행은 젠 토토 여성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받은 보복"이라며 "자랑스럽고 저항하는 여성들과 '여성, 생명, 자유' 운동의 충만한 영혼에 가한 태형"이라고 지지를 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juseok@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