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과도한 농약 성분이 검출되는 농산물을 납품했다며 토토 베이로부터 제재를 받은 농민이 행정재판을 통해 제재 처분 취소 판결을 받았다.
이 농민은 토토 베이보건소가 살포한 농약이 자신의 농작물에 묻은 것인데 토토 베이가 농산물 수거 명령을 내려 위법하다는 주장을 펴왔다.
광주지법 제2-1행정부는 농민 A 씨가 전남 토토 베이를 상대로 제기한 '부적합 농산물 수거명령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토토 베이가 2023년 8월 전남 모 농업협동조합에 대해 내린 부적합 농산물 수거명령처분을 취소하고 소송비용을 부담하라고 주문했다.
광양에서 농산물을 키우는 A 씨는 농협과 로컬푸드 직매장 출하약정을 채결하고 손수 키운 깻잎순, 오이 등 농산물을 출하했다.
토토 베이는 2023년 7월 13일 유해물질 여부 검사를 통해 A 씨가 납품한 깻잎순에서 농약성분 중 하나인 '페노트린'이 허용기준치를 넘어 검출됐다며 농협 측에 '부적합 농가의 농산물을 수거해 유통되지 않도록 하고, 부적합 농가 처리 결과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농협은 A 씨가 납품한 모든 농산물을 수거처리하도록 하고, 1개월의 출하정지 조치를 내렸다.
A 씨는 "페노트린 농약은 사용하지 않았다. 토토 베이보건소가 경작지 인근에서 방역작업을 한 여파로 농약성분이 검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토토 베이보건소는 같은해 7월 11일 해당 지역에 대한 방역작업을 실시했고, 방역에 페노트린을 주성분으로하는 약품을 사용했다.
A 씨의 경작지는 방역차량이 다닐 수 있는 도로에서 약 10m가량 떨어져 있었다.
재판부는 "방역작업에 사용된 분무기의 분사거리는 최대 30m에 이르고, 방역약품은 최대 321m까지 비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방역작업 시기와 안정성 조사를 위한 원고의 깻잎순 시료 채취 시기가 인접한 점, 방역작업 이후 농작물이 수확돼 출하된 점 등을 종합할 때 방역약품이 비산돼 농작물에서 페노트린 성분이 검출됐을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특히 "페노트린은 국내에 등록된 적이 없는 농약이다. 이를 제조·생산·판매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기에 시중 농약사에서는 이 농약을 판매할 수 없다.사용자도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 대상이 되는데, 고령인 원고가 구하기 어려운 페노트린 성분의 농약을 농작물 재배에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 처분으로 원고는 농산물들을 모두 수거·폐기하고 출하정지 등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았다.이 사건 처분으로 인한 원고의 불이익은 원고의 책임에 비해 과도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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