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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허용치 초과 사설 토토 수거명령에…法 "위법"

뉴시스

입력 2025.03.09 05:02

수정 2025.03.09 05:02

'기준치 초과' 깻잎순, 농협 직매장 수거·출하 정지 처분 "이틀전 주변 도로서 보건소 차량방역…책임 단정 못해"
[증평=뉴시스] 보건소가 해충 서식지에서 차량 사설 토토을 하는 모습. 기사 본문 내용과는 관계 없음. (사진=뉴시스DB) 2024.06.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증평=뉴시스] 보건소가 해충 서식지에서 차량 방역을 하는 모습. 기사 본문 내용과는 관계 없음. (사진=뉴시스DB) 2024.06.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직접 키운 사설 토토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농약 성분이 검출돼 전량 수거에 출하 정지 처분까지 받은 농민이 지자체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이겼다.

법원은 보건소의 차량 방역이 농약 성분 검출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며 농민의 책임에 비해 행정 처분이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광주지법 제2-1행정부(재판장 김정숙 부장판사)는 농민 A씨가 전남 광양시장을 상대로 낸 '부적합 사설 토토 수거명령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A씨 승소 판결을 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광양시장이 모 원예농협에 한 부적합 사설 토토 수거명령 처분을 취소한다"고 주문했다.

A씨는 광양에서 직접 재배한 사설 토토을 원예농협 직매장에 출하하고 있는 농민이다.



광양시는 2023년 '농수산물품질관리법'에 따라, A씨가 직매장 6곳에 출하한 사설 토토에 대해 '유해물질 잔류 허용기준 등 초과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 A씨가 키운 깻잎순에서 일부 농약 성분이 기준치보다 높게 나와 부적합 사설 토토 판정을 받았다. 이후 국립사설 토토품질관리원 전남지원 통보 절차를 거쳐 농협은 A씨가 출하·납품하는 모든 사설 토토을 수거하라고 명했다.

A씨는 당일 즉시 사설 토토을 수거·폐기했고, 농협 측은 약정 위반을 들어 '출하정지 30일' 조치를 했다.

이에 A씨는 "검출된 농약 성분은 직접 사용한 것이 아니라 시 보건소 방역 때문에 검출된 것이다. 책임에 비해 과한 불이익을 부담하도록 한 재량권 일탈·남용이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초과 검출된 농약 성분이 A씨의 책임에 의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비례 원칙 또는 자기책임 원칙을 어겨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다"면서 A씨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보건소가 A씨의 경작지와 인접한 도로 주변에서 물에 섞은 (해충) 방역약품을 차량용 분무기로 뿌리는 작업을 했다. 방역약품 중 하나는 사설 토토 내 검출 성분을 주성분으로 하는 약제가 쓰였다. 사설 토토 안전성 검사 결과 역시 검출된 성분이 A씨가 살포한 농약 때문인지, 방역 약품에 의한 것인지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방역약품 분사 거리, 비산 가능 범위, 방역 작업일과 시료 채취일이 이틀 차이 밖에 나지 않는 점, 농약 비산 영향이 큰 깻잎 경작지 내 방수포는 없었던 점 등에 비춰 방역작업으로 인해 A씨 재배 사설 토토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됐을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검출된 성분의 농약은 국내에 등록된 적 없어 시중 농약사에서는 판매할 수도 없는 만큼, 관련 형사처벌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A씨가 직접 농약 살포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재판부는 "A씨는 전량 폐기, 직매장 1개월 출하정지 등 구체적·직접적인 불이익을 받았다. 원예농협으로부터 가중 제재를 받을 위험도 남아있다.
처분으로 인해 A씨가 입은 불이익은 그의 책임에 비해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행정절차법에 따른 사전 통지, 의견 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아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A씨의 주장은 기각했다.


사설 토토 수거명령은 행정절차법 시행령에서 정한 '위해 방지·제거 등 공공안전 또는 복리를 위해 긴급 처분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 사전 통지·의견 제출 기회 부여를 생략할 수 있는 예외적 처분으로서 적법하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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