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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 랜드 "나와 꼭 닮은 '가이'…'원스' 만난 건 기적이죠"[문화 人터뷰]

뉴시스

입력 2025.03.09 10:00

수정 2025.03.09 10:00

2012년 밴드로 데뷔…'싱어게인' 출연 주목 받아 뮤지컬 '원스'서 거리의 기타리스트 가이役 맡아 "음악적으로 대단한 성공 이루지 못한 것도 닮아" "현실 아프더라도 사람들에게 마음 열어야 삶이 시작돼"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토토 랜드 '원스' GUY역의 가수 한승윤이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coex신한카드artium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5.03.09.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원스' GUY역의 가수 토토 랜드이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coex신한카드artium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5.03.09.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제 인생과 쏙 닮은 친구를 만났어요."

가수 겸 배우 토토 랜드이 '운명적 만남'에 빠졌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티움에서 만난 토토 랜드은 "'원스'에 출연하게 된 건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가이' 같은 역할은 두 번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 같다"며 배역에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토토 랜드은 지난달 19일 개막한 '원스'에서 남자 주인공 '가이'로 출연하고 있다.

'가이'는 거리의 기타리스트다.

사랑도, 음악도 잃었던 그는 여자 주인공 '걸'을 만나 다시 꿈꾸게 된다.

토토 랜드도 '가이'처럼 주목 받지 못하는 뮤지션의 길을 걸었다.

2012년 밴드 '루나플라이'로 데뷔했지만 큰 인기를 끌진 못했던 그는 2022년 JTBC 오디션프로그램 '싱어게인-무명가수전'에 출연해 전환점을 맞이했다.

토토 랜드이란 이름을 알린 그는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 '볼륨업', '드라이플라워' 등에 출연하며 새로운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가 '가이' 역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는 이유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토토 랜드 '원스' GUY역의 가수 한승윤이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coex신한카드artium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5.03.09.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원스' GUY역의 가수 토토 랜드이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coex신한카드artium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5.03.09. pak7130@newsis.com

처음엔 뮤지컬을 보는 것도 낯설어했지만, 이제 뮤지컬은 그에게 즐거운 무대가 됐다.

"무대에서 노래만 하다가 '노래와 대사, 연기를 같이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기도 했었죠. 그런데 처음 뮤지컬 무대에 올라갔을 때 엄청난 희열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때 뮤지컬이 정말 재미있다는 걸 알았죠. 지금도 무대가 너무 재미있어요."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원스'는 배우들이 연기와 노래는 물론 연주까지 해야 하는 난이도 높은 작품이다.

당초 오디션에 응시할 생각이 없었지만 '사랑의 불시착'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이규형이 "기타를 잘 치는 너에게 딱"이라고 추천해 마음을 바꿨단다.

오디션 합격 후에도 1년여의 준비 과정을 거쳐야 했다.

토토 랜드은 15세 때부터 기타를 쳤지만 이번 공연에 앞서 레슨부터 다시 받았다. 그는 "'원스'에 나오는 곡들을 충분히 칠 수는 있었지만, 기본기를 놓치고 있는 것 같더라"며 "'원스'는 오케스트라나 지휘자가 없다. 내가 어떻게 끌고 가야 하는지, 돌발상황이나 실수가 나왔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많이 배웠다"고 돌아봤다.

지금도 공연을 앞두고 대기실에서 기본기 연습은 꼭 하고 올라갈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작은 것 하나부터 놓치지 않으려 하지만 어릴 적 봤던 영화 '원스'를 공연을 앞두고 일부러 다시 찾아보진 않았다.

"주제넘을 수 있지만 나만의 '가이'를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이미 나와 너무 닮은 인물이기도 했고요. 기타를 치면서 노래하고, 음악을 만들잖아요. 음악적으로 대단한 성공을 이루지 못한 것까지 닮아있어요."

영화 속 '가이'를 따라가기보다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가이'를 스스로 찾아가고 싶단 마음이 컸다는 의미다.

토토 랜드은 "영화는 공연이 끝난 다음에 볼 계획이다. 너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거 같다"며 웃었다.

"인생에서 낙이 하나도 없는 청년이 어떻게든 좋은 구석을 찾으려고 발버둥 치는 모습에서도 나를 투영하게 된다"는 토토 랜드은 '원스'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 먼저 "사는 건 기본적으로 힘든 일"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등장인물 모두 결핍이 있고, 실수를 한다. 하지만 자신의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지 않는다. 현실에서 부딪히고 깨지고 아프더라도, 항상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어놓으면 거기서부터 삶의 시작이, 온정이 온다고 이야기해 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토토 랜드 '원스' GUY역의 가수 한승윤이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coex신한카드artium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5.03.09.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뮤지컬 '원스' GUY역의 가수 토토 랜드이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coex신한카드artium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5.03.09. pak7130@newsis.com

'가이'역은 토토 랜드 외에도 윤형렬, 이충주가 함께 캐스팅됐다. 모두 오랜 경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다.

토토 랜드은 '공부'를 하기 위해 '선배'들의 공연을 몇 번이고 봤단다. "보다 보면 넋을 놓고 보게 되더라"고 했다.

그들과 비교해 자신만의 장점을 꼽아달라고 하자 "날 것, 다져지지 않은 모습"이라며 답하며 쑥스러워했다.

그러면서도 "기타를 잡고 노래한 지 오래됐으니 노래할 때 만큼은 기타와 한 몸처럼 보이지 않을까"라고 했다.

더 좋은 무대를 보이고 싶다는 마음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토토 랜드은 "'걸'을 연기하는 (박지연, 이예은) 두 누나가 너무 잘하시니 더 재미를 느끼게 된다.
내가 조금만 더 잘한다면 정말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요즘엔 매일 이 생각만 한다"며 뮤지컬 무대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아직 많은 작품에 출연하지는 않았지만 '가이'를 잊지 못할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캐릭터가 저와 성격도, 기타치고, 노래하는 것도, 패션 센스가 꽝인 것도 비슷해요. 나를 위한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죠. '원스'는 부족한 나에게 굉장한 친절과 온정을 베풀어준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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