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스포츠 토토 배트맨 이후 '화교'에서 '한국인' 된 지귀연

파이낸셜뉴스 2025.03.08 06:45수정 : 2025.03.08 11:03기사원문
"욕해서 죄송"… 무조건 '화교 몰이' 행동은 자중해야
진보 쪽 "조리돌림 법관이 내린 결론… 사법부 존중 이유"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측이 지난달 4일 법원에 사설 토토를 청구하고 같은 달 20일 재판부가 심문기일을 진행한 뒤 윤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선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사설 토토 여부를 결정할 재판장이 '화교'라는 주장이었다.

근거는 이름과 참여형 지식정보 사이트 ‘나무위키’에 올라온 신상정보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의 이름에 '귀'자가 들어간 점을 들어 화교라 했고 나무위키에 초등학교 정보가 없다는 것도 화교를 의심하는 이유가 됐다. 중국 정부가 중국인 지 부장판사를 전라도로 보내 신분 세탁시킨 후 중국 카르텔로 고위직에 올려준 인물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7일 윤 대통령의 사설 토토 취소가 결정된 뒤 온라인에선 지 부장판사에 대해 기존과 달라진 반응이 나타났다.

'화교'에서 '영웅'으로…


그동안 '화교'로 몰고가던 윤 대통령 지지층 사이에선 "지귀연 판사님 욕해서 죄송하다"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영웅''애국 판사' 등의 찬사가 쏟아졌다.

"김익현 변호사님도 지귀연 판사는 정치색 없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랬다"라는 미담도 소환됐다. 김익현 변호사는 최근 윤 대통령 지지층 사이에선 문형재 헌법재판소 권한대행 저격수로 통하고 있다.

지 부장판사처럼 무작정 화교로 몰고가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보수 커뮤니티엔 "중국 화교니 빨갱이니 몰아가다 이제는 지귀연 신격화하고 있다"며 "일부 소수 사람이겠지만, 이런 이중적인 모습을 바꿔야 할 때다. 떳떳한 보수가 돼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대로 윤 대통령 탄핵 찬성을 주장하는 진보 진영은 "어제까지는 화교 간첩이라고 하더니 이제 한국인이라고 말한다"며 윤 대통령 사설 토토 취소에 환영하는 이들을 꼬집었다.

조만간 있을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염두에 둔 발언도 나왔다. 진보 진영 커뮤니티엔 "툭하면 전라도 화교 출신, 좌파라 못믿겠다며 조리돌림 한 법관이 내린 결론이다. 이제 사법부 판결 좀 존중해 달라"는 당부의 글이 올라왔다.

'한국인' 지 부장판사는 누구


본의 아니게 한국인임을 입증한 지 부장판사는 서울 개포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2005년 인천지방법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2015·2020년 대법원 재판연구관도 지냈다.

법원 안팎에선 법리에 밝고 재판 능력이 뛰어난 판사라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 2014년 수원지법 근무 당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대리 투표를 한 혐의로 기소된 경기 지역 시의원 2명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로는 지난 2023년 2월 옮겼다.

지난해 2월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부당 관여 사건 1심 재판에서 19개 혐의 모두에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9월엔 마약 투약 혐의로 기소된 배우 유아인(38·엄홍식)에게 징역 1년에 벌금 200만원 형을 선고하고 법정사설 토토했다.


현재 지 부장판사는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피고인들의 사건을 전담하고 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등이다.

김용현 전 장관에 대해선 “기소된 범죄사실의 법정형이 사형·무기 또는 장기 10년 초과의 징역이나 금고의 죄에 해당하고 증거인멸 우려도 있다”며 보석 청구를 기각한 반면 조지호 청장은 주거 공간을 주거지 및 병원으로 제한하고 보증금 1억원을 납입하는 조건으로 보석을 인용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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