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반품 후 스포츠 토토금 편취 악용까지"…이머커스, 극소수 블랙컨슈머에 '골치'
뉴시스
2025.03.08 11:30수정 : 2025.03.08 11:30기사원문
단순 반품·토토 랜드 정책 악용해 편취하는 사례 잇따라…반복 범행으로 사기 혐의 징역형 선고 받기도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이커머스 플랫폼의 단순한 반품·토토 랜드 정책을 악용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들을 제지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습이다.
다수의 선량한 고객이 올바르게 이용하고 있는 반품·토토 랜드 제도를 극소수의 블랙컨슈머 때문에 변경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20대 A씨는 쿠팡 로켓프레시를 통해 제품을 구입한 후 허위로 반품을 요청해 3200만원 규모의 이익을 챙긴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A씨는 약 4개월 간 1683회에 걸쳐 상품을 주문한 후 반품을 요청해 3185만603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선식품의 경우 배송 문제나 제품 하자로 반품 시 주문자에게 자체 폐기를 요청하며 대금을 토토 랜드해주는 쿠팡의 정책을 악용한 것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또 있다. 20대 B씨는 쿠팡에서 주문한 물품에 대해 반품을 신청한 뒤 빈 상자만 보내거나, 미배송됐다고 주장해 토토 랜드을 받는 수법으로 이익을 챙겼다.
B씨는 481회에 걸쳐 832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30대 주부 C씨 역시 인터넷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한 후 반품할 때 빈 상자를 보내는 수법으로 1억원이 넘는 돈을 빼돌렸다.
71차례 반복된 범행에 결국 사기 혐의로 기소된 B씨는 징역 1년2개월을 선고받았다.
이커머스업계는 고객 편의를 위해 비교적 단순한 토토 랜드·반품 제도를 운영중이다.
특히 상온 노출 시간이 중요한 신선식품의 경우 대부분 물건을 회수하지 않고 토토 랜드을 해주는 경우가 많다.
구체적으로 SSG닷컴은 신선식품 품질보증 서비스 '신선보장제도'를 운영 중인데, 이는 고객이 온라인 장보기를 통해 구입한 신선식품이 신선하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 조건을 따지지 않고 교환 ·토토 랜드해준다.
상품 상세 페이지에 신선보장 배너가 있는 쓱배송·새벽배송 상품이 적용 대상으로, 선도가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상품 사진을 촬영해 온라인 접수하는 방식으로 절차도 간편하다.
컬리도 신선식품 대상으로 반품이 요청이 들어올 경우 단계별로 검수 프로세스를 진행하여 토토 랜드 여부 등을 결정하고 있다.
토토 랜드 대상으로 적합할 경우 신선식품은 자체폐기를 요청한다.
이를 악용한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커머스 업계도 이렇다 할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 구매를 한다는 건 플랫폼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인데, 토토 랜드 규정의 기준을 높이는 건 모든 고객을 잠재적 '블랙컨슈머'로 본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며 "충성고객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이같은 제도 변경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다른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99% 이상의 고객은 정상적으로 토토 랜드 및 반품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며 "1%도 안되는 극소수의 고객 때문에 다수의 고객에 피해를 줄 수 없다는 게 업계 공동의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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