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한령 '해제' 기조 완연…'토토 핫' 개봉에 기대감 상승 -
뉴스1
2025.03.09 05:02수정 : 2025.03.09 10:17기사원문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17'이 중국 전역에서 개봉하며 '스포츠 토토'(限韓令·한류 금지령) 해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관측이 9일 제기된다.
중국에서 해외 영화가 상영되기 위해선 꼼꼼한 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미키17은 봉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지만, 로버트 패틴슨·마크 러팔로 등 영미권 배우가 출연하고,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워너브라더스'가 배급을 맡아 한국 영화가 아닌 '할리우드 영화'로 분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제반 조건이 오히려 부담을 덜 수 있는 요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서방 영화'가 개봉하는 것으로 허가를 내면서 한국과의 관계를 좁힐 수 있는 요인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중 양국은 각각 올해와 내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최국으로서 최근 소통·교류를 늘리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초 방중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한중관계의 안정적 관리'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에 방한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시 주석의 APEC 참여를 적극적으로 어필해 왔다는 점에서 한중관계 개선의 좋은 시그널로 받아들여졌다.
중국은 또 이달 내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기구인 '중국아태협력중심'의 문화사절단을 한국에 파견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22일 도쿄에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가 열리고, 이를 계기로 한중 외교장관회담도 추진되고 있어 밀도 있는 고위급 소통은 지속될 예정이다.
11월 APEC 때 시 주석이 한국을 찾는다면 지난 2014년 7월 이후 11년 만이 된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될 경우 중국이 스포츠 토토을 확실하게 푸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중국은 그간 '스포츠 토토은 실체가 없다'라며 당국 차원의 조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기 때문에 '한중 문화교류 확대' 등의 명분을 내세워 사실상의 '해제'를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는 "미키17의 개봉은 시 주석의 방한을 대비해 한국 내에 긍정적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중국의 의도가 엿보인다"라며 "이를 계기로 스포츠 토토의 '점진적 해제'로 분위기를 띄우다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완전한 해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선 '신중론'도 제기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국에 중국 견제에 동참할 것을 적극 요구하고 있어, 중국이 스포츠 토토을 무기 삼아 한국에 '미국과 보조를 맞추지 말라'는 취지의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외교가 안팎에선 이번 미키17 중국 개봉은 한국에 대한 유화 제스처가 아닌, 침체된 중국 내수 시장 활성화의 하나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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