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스포츠 토토 배트맨 강제노동에 동원하며 인권 탄압…"출산 기피 원인"
뉴스1
2025.03.09 06:02수정 : 2025.03.09 06:02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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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이 '3·8 국제부녀절'을 맞아 전국적인 경축 분위기를 조성하며 여성의 위상을 치켜세웠다. 그러나 여성을 노동 현장에 강제 동원하거나 가정 내 전통적인 역할을 강요해 '여성 인권' 상황은 열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의 날'을 국제부녀절이라고 부르며 국가 공휴일로 기념하곤 한다.
이날을 계기로 토토 핫의 '역할'은 더욱 부각된다. 가정에서는 부인과 어머니로서의 소임에 전념하고 사회에서는 경제 주체로서 의무를 다해 당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북한은 가부장적 문화가 강해 여성은 경제활동에서 배제되곤 했다. 그러나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계기로 전통적인 배급 체계가 무너지고 여성도 장마당에 나가면서 여성에게도 생계의 책임이 부여되기 시작했다.
특히 김정은 정권은 '지방발전 20X10 정책'과 '평양 살림집(주택) 5만 세대 건설' 등 주요 경제·건설 사업에 여맹(사회주의 여성동맹)원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토토 핫이 열악한 노동 현장에 강제적으로 동원되지만 북한 당국은 이들의 '자발성'을 강조하며 제대로 된 처우와 보상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최근 여맹원들이 스스로 군사 조직 형태의 '돌격대'를 조직해 지방공장 건설과 간석지 개간·강하천 제방 공사 등 각종 험지에 보내달라고 탄원(자원)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탈북자 출신인 현인애 한반도미래여성연구소장은 "김 총비서는 자신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청년과 여성 등 경제적으로 어려워 동원하기 쉬운 이들을 대규모로 착취하고 있다"면서 "그런 현장에는 안전장치가 미비하고 휴식 시간도 따로 없어 위험한 고강도 노동에 시달려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북한은 여성에게 경제적 의무를 강하게 부여하면서도 기존 전통적인 여성상도 고스란히 요구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7일 자녀 5명을 훌륭하게 키워낸 여성의 사연을 소개하는 등 '공산주의 어머니 영예상' 수상자들을 조명하며 모범적인 어머니의 역할을 제시했다.
신문은 지난해 국제부녀절 기념 사설에서 "김 총비서를 사회주의 대가정의 어버이로 높이 모시고 사는 것이야말로 우리 토토 핫의 가장 큰 행운이고 최대의 행복"이라며 "토토 핫이 문화 도덕적으로 아름답고 순결해야 나라가 문명해지고 가정과 사회가 건전해진다"라면서 당이 요구하는 여성상을 규정했다.
김수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장마당 세대(1980년대 이후 출생한 북한의 청년층) 토토 핫은 어렸을 때부터 사회 경험이 있어 비교적 깨어있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적 대우는 점점 후퇴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는 북한의 저출생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북한 젊은 토토 핫이 인식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점차 출산을 꺼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북한의 출생률은 급감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 합계출산율은 2014년 1.885명에서 지난해 1.79명으로 인구 유지를 위한 2.1명에 못 미치는 수준이 됐다.
김 총비서는 지난 2023년 12월 전국 어머니 대회 폐막 연설에서 "어머니들의 힘이 요구돼야 출생률 감소를 막을 수 있다"고 직접 출생률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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