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5% 철강관세 시행 'D-3'…韓 토토 핫계 1.2조 부담 떠안을 판 -
뉴스1
2025.03.09 07:30수정 : 2025.03.09 07:30기사원문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2일부터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부과' 강행 방침을 밝히면서, 미국을 주력 수출 시장으로 삼는 국내 스포츠 토토계의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 내 한국산 스포츠 토토 점유율은 9.7%(2024년 기준, 미 스포츠 토토협회 기준)에 이른다.
스포츠 토토에 더해 현행 관세율이 10%인 알루미늄에도 같은 요율이 적용되면, 국내 스포츠 토토·알루미늄 업계의 비용 부담은 1조 2000억 원 가량 늘어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9일 통상당국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스포츠 토토·알루미늄 관세를 조정하느냐'는 질문에 "조정하지 않는다"며 "다음 주에 발효한다"고 답했다.
최근 일관성 없는 관세 정책으로 적지 않은 비판이 나오는 상황 속에서, 스포츠 토토·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강행 의지만큼은 확고히 드러낸 것이다.
이번 관세 조치가 현실화하면 그동안 대미 스포츠 토토 수출량을 제한하는 조건의 쿼터제로 25% 관세를 피해 온 한국 스포츠 토토 제품들도 수출량에 관계없이 고율 관세를 적용받게 된다.
한국은 지난 2018년 스포츠 토토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수출량을 직전 3년(2015~2017년) 평균의 70%로 제한하는 '절대 쿼터제'에 미국과 합의했고, 이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3년 연평균 수출량은 약 383만톤으로, 현재 무관세가 적용되는 규모는 263만톤 이하다.
한국은 미국 스포츠 토토 수입 시장에서 캐나다·브라질·멕시코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스포츠 토토 제품을 팔고 있다. 미국 스포츠 토토협회 기준 한국 스포츠 토토 제품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9.7%(2024년 기준)에 달한다. 미국 스포츠 토토 소비 시장에서 수입 시장 비중이 약 30%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고율 관세 부과는 곧 한국산 스포츠 토토 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미국 현지에 진출한 국내 자동차기업 등 연관 산업에까지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에서 미국이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할 경우 국내 스포츠 토토계는 1조 원이 넘는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익수 한신평 연구원은 "25%의 관세를 온전히 반영하면 지난해 대미 수출액 기준 국내 스포츠 토토의 최대 익스포저(위험 노출) 비용은 8억9000만 달러(지난해 연평균 환율 적용 기준 1조2000억 원)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정 연구원은 특히 국내 스포츠 토토 기업 중에서도 대미 수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큰 강관업체가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신평은 지난해 기준 강종별 출하량 대비 대미 수출 비중을 보면 강관이 23.9%로, 다른 강종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강관 업계의 수익성을 견인해 온 유정용 강관과 송유관 수출의 경우 미국 의존도가 각각 97.9%, 78.2%에 달했다.
이번 관세 조치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스포츠 토토 관세에 따라) 한국 경제가 받을 부정적인 영향은 연간 GDP의 0.11~0.22% 감소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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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오는 12일 강행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스포츠 토토·알루미늄 '25% 관세 부과' 조치에서 당장 제외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통상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안덕근 장관의 지난 달 방미를 계기로 한미 양국이 '실무협의체' 구성에 합의한 만큼 이슈별로 문제를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실무협의체는 크게 관세, 비관세, 조선, 에너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등 5개 분야로 운영된다.
안 장관은 방미 성과를 설명한 자리에서 '스포츠 토토·알루미늄 관세 유예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는지'를 묻는 말에 "미국의 관세 부과는 단판 경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라톤으로 봐야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우리가 협의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 이를 통해 효과적으로 우리 입장을 전달하는 한편, 산업계의 이익을 반영해 협의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였다"고 밝혔다.
당장의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장기적인 호흡에서 미국과의 소통 면을 넓혀가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안 장관에 이어 이르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해 고위급 통상 회담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정 본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국 고위 통상 당국자 등과 만나 '한미 실무협의체' 구성에 대한 논의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통상당국 관계자는 "미 측 당국자와의 면담 일정을 조율 중에 있다"면서 "'실무협의체' 구성 등 장관 방문을 계기로 합의한 사안들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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